2024. 5. 21. 12:30ㆍ𝑫𝑨𝑰𝑳𝒀
lck를 처음 봤던 게 언제더라. 아마 롤 시작하고 1년 차쯤 됐을 때였는데, 삼성 갤럭시 화이트&블루가 다 해 먹던 시절쯤. 나는 삼블 팬이었고, 과외하던 학생이 삼화 팬이었다. 쌍둥이 내전으로 결승전 치르던 때인가, 함께 경기를 보면서 치킨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처음 팬은 나진이었다. 사실 그땐 경기를 챙겨보진 않았지만, 전설의 '이걸 나진이'를 보면서 언더독의 반란에 푹 빠졌었다. 원래 스포츠 경기를 본 적이 없었는데 그때 뭔가 홀린 듯이 이래서 관중들이 열광하는구나 생각했었지.
그때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나진의 미남 정글러(와치)를 좋아했었는데, 나는 듀크의 무심하면서도 밀도 높은 플레이를 좋아했다. 그때부터 나의 탑솔러 사랑은 시작되었다.
듀크, 스맵, 큐베부터 시작해
너구리, 더샤이, 그리고 기인까지...
약간의 유사점(?)이라고 한다면
- (대부분) 언더독일 때 좋아함
- 스플릿 장인들
- 하지만 한타도 잘함
- 칼챔이면 칼챔, 탱커면 탱커
- 상대방보다 한 수 멀리 보는 시야
- 그러면서도 과감한 배제 플레이
그래서 대놓고 강팀으로 갔던 탑들은 별로 선호하지 않았고, (ex. 마린) 정글 자원을 많이 먹는 탑솔보다는 혼자서 잘하는 사람을 더 좋아했으며 (???: 14분 전까진 안 간다 알아서 해) 팀 플레이와 솔로킬을 다재다능하게 볼 줄 아는 사람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그 방면에서 기인은 내가 생각한, 최고의 스타성을 가진 탑솔러라고 생각했지.
나진과 삼블 이후, 나는 기인의 데뷔부터 아프리카 프릭스의 팬을 시작해 계속 그와 함께해 왔다.
사실 그때는 기인이 좋았다기보다는 아프리카 프릭스(현 광동 프릭스)를 좋아했었는데.
지나쳐갔던 대부분의 선수들을 항상 환영했다 (근데 뱅은 좀 그랬어 미안해)기인이 아프리카 프릭스 프랜차이즈 스타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했을 때도 잠시 경기를 봤던 적이 있었지만...
성적이 안 나와도 쇼맨십 하나는 있었던 그 팀이 점점 색깔을 잃으니까, 어쩔 수 없이 난 AF를 좋아하면서도 기인의 개인팬이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024년, 드디어 기인이 젠지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나는 한 번도 T1의 선수들을 좋아했던 적은 없었는데 (물론 리스펙 하지만)
만약 기인이 T1에 갔다면 나도 그 팀의 팬이 되었을 수도.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T1 팬이라 이번 Lck 스프링에서도 홀로 기인과 젠지를 응원했던 사람...
젠지는 언제나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주는 팀이었지만,
명실상부 가장 강력한 상체를 만드는 데에 기인이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드디어 우리 기인한테도 유관귀신이 오는구나. ㅠㅠ
올해 유관력 마구마구 뿜어보자. 지금까지 단 1패! 서머부터 월즈까지 차근차근 먹으면서 커리어 하이 찍어보자고. 많이 기다렸고, 너 또한 많이 기다렸으니.
"쵸비가 평생을 기다린" 국제전 우승컵, 우리 또한 아주 갈급하니까. 함께 가자. 맨날 지는 팀만 응원했던 언더독 7년 차에게 탑독 팬의 기분 느끼게 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