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

2024. 2. 12. 19:54𝑫𝑨𝑰𝑳𝒀

오랜만에 만난 사촌오빠가 내 비밀을 알아버린 것 같다

명절 당일 아침, 아빠가 갑자기 사촌오빠를 집으로 데려와서 밥을 먹이겠다고 말했다. 팔자에도 없는 아침 이른 기상에 눈곱만 대충 떼고 식사 준비를 돕고 있었다. 동태전도 하고, 탕국도 끓이고, 새 밥도 짓고, 어제 다듬은 콩나물로 나물도 하고. 명절 음식 하지 말자고 n년째 말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엄마는 그럴 수가 없나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동태전 있으니까 사실 난 만족이야.

한 11시쯤 되어서 사촌오빠가 왔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후식까지 먹었는데 이 오빠가 갈 생각을 안 하는 거다... 아침이라고 해도 도착이 늦어서 생각보다 늦게 먹었는데, 그 자리에서 점심까지 고기를 구워먹는 바람에 정신 차리고보니 2시 가까이였다.

사실 내 비밀이라고 해도 거창할 것도 없지만. 그냥 부산에 내려왔다는 사실을 달리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방을 없애버리거나 문을 잠글 수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문을 닫아놓기만 했다. 그렇다고 설마, 손님인데 남의 집 방문을 벌컥벌컥 열어보겠어? 응,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내 방을 본 사촌오빠는 내가 서울에 사는 게 아닌지 물어보았다. 너무나도 생활감이 잔뜩 남은 (누가 봐도 좀전에 입고 벗은 듯한 수면잠옷과 전자담배, 텀블러...) 방을 보고 물었겠지. 얼렁뚱땅 재택이라 자주 부산에 내려온다는 말로 넘어가긴 했지만, 누가 그 말을 믿겠어.

제발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르게 해주세요. 허투루 댄 변명이지만 제발 먹혔길 바랍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을 맞이하는 기분

약 5년간, 항상 서울에서 내려온 나를 맞이하는 건 부산에 남아있는 친구들이었다. 항상 일정 맞춰서 시간 내주고, 늦게까지 술을 먹어주고. 그런데 이젠 내가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을 맞이하는 위치에 있으니까 좀 신기했어. 근데 뭐 결국 남아있는 사람은 부산에서 보고 또 보는 혜은이 너구나. ㅋㅋㅋ

어제 술자리는 참, 그랬다. 원래 항상 혜은이랑 나랑 마지막까지 남는 거야 늘 있던 일이지만. 최근에 외할머니 상을 당한 내 친구는 그때 느꼈던 감정과 안타까움, 그리고 허망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충분히 울 법한 일이었는데 입술을 꽉 깨무는 모습이 안 되어보여서 내가 대신 울어주고 싶었다.

할머니, 외할머니. 제가 그 때 너무 어렸잖아요. 그래서 잘 몰랐어요. 당신이 느꼈던 감정과 내가 몰랐던 어른들의 사정에 대해서요. 물론 지금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제가 조금만 더 컸더라면 할머니를 더 많이 이해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보 증전러, 시작합니다! 240212~

그간 증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종종 하고 있었는데, 처음에 해봤던 증전의 경험이 너무 강렬했던 터라 쉽게 도전하지 못했는데. 남자친구의 응원과 그마 애크쿤의 독려(?)를 받아 오늘부터 증전 시작합니다!

그래도 우리 길드 실마엘할 때 곁눈질로 좀 봐서 그런지. 약 반 년 이상 곁눈질로 본 게 도움이 됐나보다. 기본..? 개념? 스킬 활용도에 대한 거는 어느정도 약간 알고 있으니까. 주변 실마엘 용사들의 꿀팁과 연계기 콤보를 배우면서 조금씩 성장해갔다. 초반에 3패 연달아 해서 아, 역시 재능 없나? 생각했는데 현재 승률 53%대로 확실히 50%대는 유지하면서 가는 중. 16급인가에 시작해서 오늘 초단 달았다! 나도 문장 딸 때까지 열심히 해야지 ( •̀ ω •́ )✧

헉, 나 이러다가 내년쯤엔 실마엘도 하게 되는 거 아니야?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