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기를 쓰는, 좋은 밤

2025. 4. 9. 02:39𝑫𝑨𝑰𝑳𝒀

보통 생각이 많아지면 일기를 많이 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일기의 빈도가 줄어든 건 좋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보통 컴퓨터로 일기를 많이 쓰지만, 예전에는 핸드폰에 일기를 많이 썼었다. 그때 썼던 일기들을 보면 대부분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X들의 이야기로 마음 아팠던 어린 내가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추억이 마모되고, 기억이 흐려지면 다시 일기는 뜸해진다. 내 생의 일기들은 대부분, 그 패턴을 반복했다. 마음 아픈 일이 생기면 엄마의 방에 가서 괜히 누워있던 것처럼, 그러지 못했던 날들에는 내 일기가 그 포근하고 익숙한 마음의 방이 되어줬다.

지금의 나는 굉장히 안락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은 기억을 만들고. 다만 여전히 누군가에 대한 섣부른 평가를 내리지 않는 것은, 되게 어려운 일임을 느낀다. 편견 없는 사람을 지향하고 싶은데, 솔직히 말하면... 어려워.

4월이 시작하자마자 연차를 썼다. 옛날과 비교했을 때 목이 탈 정도로 바쁜 요즘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휴가를 빨리 써야겠더라고. 쉬는 동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