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6주년 기원의 섬 후기

2024. 11. 7. 01:36𝑫𝑨𝑰𝑳𝒀

로스트아크 6주년 축하해~! 벌써 내가 이 게임을 한 지 3년이 넘었고, N주년 섬도 벌써 세 번째라니. 그래서 오늘은 로아 켜자마자 6주년 섬부터 바로 가보았다. 이번 섬의 테마는 '등산'으로, 해발 고도에 비유해 아이템 레벨에 따른 성장의 단계를 보여준다. 1350, 1460 등 유저의 입장에서 특별한 이벤트(혹은 콘텐츠가 해금되는 기점)에 대한 기억을 보여준다. 등산로에서 유저는 더 나아갈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힌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며 그들의 '소원'을 산의 꼭대기에 가져가고자 한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지자 거센 눈바람 탓에 산의 어딘가로 조난된다. 그곳은 말하자면 미구현의 영역이다. 그곳에서 만난 수상한 등산객(...)에게 소원과 등산, 그리고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의 인도로 무사히 정상을 등반한 유저는 사람들의 소원을 전하고, 소원 요정과의 조우를 통해 그들의 세계에 대해 이해한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면 내가 로아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특히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가 떨어진다는 것을 자각한 뒤 이탈하는 NPC의 사연이 와닿았다. 처음 로아를 시작했을 때 몽환의 궁전인가 그 기믹을 못해서 1시간정도 내내 리트를 했던 기억이 난다. 지인들과 함께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못하겠어서 제발 나 놔두고 가라고 애원했었다. 당연히 놔줄 리가 없었지만 그래, 결국에는 성공했었지. 이후 사람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그 친구들과 발탄, 비아키스, 쿠크세이튼, 아브렐슈드까지 열심히 달려왔었다. 하지만 일리아칸에 도착했을 때 나는 혼자였다. 이후로 그 아이들과 내 진도가 맞는 날은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솔직히 지금도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게 싫다. 협동 콘텐츠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특히 나의 실수에 관대하지 못한 내 성격에는 더더욱 그렇다. 근데 그럴 때마다 나를 자책하는 것이 좀... 나를 약하게 만든다. "솔직히 말하면 극복할 줄 알았는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무런 말없이 나를 포기하지 않았던 걔들이 떠오르더라. 물론 그만큼의 라포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거겠지만...

앞으로 이 게임을 얼마나 하게 될까. 내년의, 내후년의 내 옆에는 누가 나를 지탱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