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2024. 9. 19. 14:31𝑫𝑨𝑰𝑳𝒀

 

솔직히 말하면, 병원에 가는 게 싫다. 크고 작은 근심 걱정들이 모여있는 공기가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모두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그 공간에서 나는 죽음이 가까워오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버렸다. 언젠가, "우리도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라고 말하면서 상조라던가, 보험을 준비하는 친구를 보면서 얜 걱정도 많다고 웃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느낀다. 죽음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고, 시간은 나만을 비껴나가지 못한다. 죽는 게 두려운 건 아니다. 다만, 죽는 순간에 내가 무엇일 것인지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나를 작아지게 만든다.

아마 나는 죽음이 코앞을 덮치는 순간까지도 후회하고 있을 것 같다. 그때 그러지 말 걸. 상처 주는 행동은 하지 말 걸. 코 앞만 보고 달리지 말 걸. 좋았던 기억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그래도 그것만큼은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까. 내가 기대했던 일들은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아. 아마 죽는 것조차 내 뜻대로 되기는 어렵겠지. 이루어지지 않을 걸 먼저 알았다면, 그냥 꿈만 꿨어야 했다고 생각했어. 언젠가는 다시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꿈꾸면서 살았다면, 이만큼 하루의 기온이 뚝 떨어지지는 않았을 건데.

하지만 넌 야속하게도 대답이 없네. 추억은 추억으로 둘 때 아름다운 거라고 말하는 거, 맞지? 미안해. 이렇게 변한 게 하나도 없어서. 다만, 꿈속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 내 꿈에서만큼은 다정한 당신과 다시.